이 나무의 정체를 두고 한참 헤매었다. 금년 8월 8일, 강원도 홍천 오지에서 발견한 이 나무는 해발 700 고지, 인가에서 1km 정도 떨어진 지점으로 산록의 화전민이 한때 일구던 땅에 있었다. 새파란 열매를 따먹어보니 익지 않은 자두의 맛이었는데 7월초에 출하되는 자두만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열매도 너무나 작고 8월 8일까지도 전혀 익지 않은 채로 있는 자두를 상상할 수가 없었다. 크기는 방울토마토보다 조금 컸다. 마을 사람들이 고욤나무라 부른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듣고 고욤나무일리 없다고 단언하였다. 나중에 찍은 사진 중 2장을 전문가에게 보내니 개살구인 것 같다고 답변하였다. 그렇지만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수형, 열매의 맛, 잎의 모양이 개살구와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개살구나무는 수형이 살구나무처럼 직립하는 형태이지만 아래 나무는 수형이 옆으로 퍼지는 형태이었다. 일단 자두나무라 생각하고 야생자두로 인터넷 검색을 하니 미국에서 발견되는 것으로만 나왔다. 이제까지 자두는 재배되는 것만 보았기때문에 야생은 없는 것으로 단정하고 사람이 먹고 버린 자두 씨가 발아되어 자라다가 사람이 돌보지 않으니까 저와 같이 열매가 작은 형태로 퇴화된 것일게다라고 추측하였다. 그러다가 며칠 전 같이 갔던 사람들 중의 한 분이 그 열매를 토종자두라 부르는 것을 듣고 '아하, 토종자두로 검색해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집에서 토종자두로 인터넷 검색을 하니 답이 나왔다. 내가 본 나무는 토종 자두나무였고 강원도에서는 고야나무로도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고욤나무라는 말도 발음상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마을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 나무가 원래의 자두나무로 학명 Prunus salicina Lindl. var. salicina 인 것이다. 토종 자두나무란 명칭은 이 나무의 원산지가 중국이기에 그리 적절지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16세기에 들어왔고 예전에 조상들은 이 나무를 오얏나무라고도 불렀다. 그리고 우리나라 성씨 李는 이 나무에서 유래된 것이다. 원산지가 중국이기에 아직은 산지에서는 자라지 않고 이와 같이 인가 근처에서나 발견된다. 한편 우리가 흔히 보는 자두나무는 1920년대에 서양에서 재배종이 들어온 것으로 열매가 이 토종자두보다 훨씬 크다. 재배종이 일반화되고보니 이 토종자두나무는 밀려나 좀처럼 보기 힘든 나무가 되었으나 강원도에서는 아직까지도 흔히 볼 수 있고 재배까지도 하는 모양이다.
참고 웹사이트 http://blog.daum.net/dobaw/235 (공작산 웰빙 마을)
아래: 2019.06.18 화천